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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미술치료(나주혁신도시 굿프렌즈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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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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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오늘날 미술치료는 미술작품을 통해 표현된 상징화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Freud와 Jung의 영향으로 성장해 왔다(김동연. 1993). 미술치료에서 정신분석적 접근은 Freud와 Jung학파를 연구하여 무의식을 의식화 하는 것에 치료 목표로 보았던 Naumburg를 시작으로 심리치료과정에서 그림을 매체로서 이용하는 '치료에서의 미술(Art in therapy)'를 주장하였다. Kramer는 이후 Naumburg 견해와 다르게 작품을 해석하기 보다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치료라고 본 '치료로서의 미술(Art as therapy)'의 견해로 보았으며 이는 자아심리학의 통찰을 사용하였다(공마리아 외. 2004). 이와같이 정신분석 관점은 미술치료의 발전에 출발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발전해 가면서 미술치료 입장이 다양해졌다.
최근 상담 및 심리치료 분야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미술치료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신역동적 미술치료, 대상관계 미술치료, 자아심리학 미술치료 등을 볼 수 있으나 전체 미술치료 연구에 비해 그 수가 적은 편이며 연구들이 심리치료 원리를 적용하여 과정에 접근하기 보다는 심리치료 원리에 따른 미술치료 효과를 검증하는데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이수진, 김민. 2008).
본 과제에서는 정신역동적 이론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미술치료 연구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구분은 공마리아 외(2004)의 정신역동적 미술치료 치료 이론에서 기술된 정신역동적 관점을 둔 고전이론인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멜라클라인을 중심으로 영국학파에서 나온 대상관계이론, A. 프로이트와 H. 하트만이 발달시킨 자아심리학, 설리반의 전통에서 발전되어 코흐에 의해 만들어진 자기심리학과 노안영(2006)에 정신역동적 접근 심리치료에 기술된 융의 분석심리학,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최근 현대정신분석학자인 라깡의 이론을 중심으로 각 이론적 배경과 미술치료 연구를 문헌을 참고로 살펴보았다.



Ⅱ. 정신역동적 미술치료 이론적 배경

1. 정신분석

1) 인간관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1939)는 인간을 본능이 지배하는 생물학적인 존재, 생물학적인 추동에 의해 통제되고 정신에너지 체계인 세가지 자아가 갈등하는 비관론적 존재, 비이성적이며 비사회적인 본능에 의해 통제되고 지배되는 결정론적 존재로 보았다.

2) 주요개념
프로이드의 이론에 있어서 주요개념은 성격구조, 불안, 방어기제, 심리성적 발달 단계를 살펴볼 수 있다.
Freud에 의하면 의식 세계는 성격의 형성과 관련이 깊고 이러한 성격의 기능적 구조를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r ego) 세가지로 나눈다. 원초아(id)는 선천적인 본능적 충동의 덩어리로서 정신 에너지의 근본이 되는 완전 무의식적이다. 그래서 일차적 원시 과정이다. 자아(ego)는 원초아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통제하기 위해 발달한 것으로 인간 의식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현실적 원리에 따르는 이차적 과정이다. 초자아(super ego)는 사회문화적인 제 규범이 내면화된 것으로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양심과 이상을 대표하는 기능이다.
또한 Freud는 정신의 구조간의 마찰이 불안을 야기한다고 보았다. 자아가 현실을 지각하여 두려움을 느끼는 현실적 불안, 현실을 고려하여 작동하는 자아와 본능에 의해 작동되는 원초아간의 갈등에서 비롯한 신경증적 불안, 원초아와 초자아간의 갈등에서 비롯한 도덕적 불안으로 나누어진다.
Freud는인간에게는 자아가 합리적 방법으로 자신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결하지 못할 때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불안감을 제거하려고 하는 무의식적인 심리적 기제가 있는데 이를 방어기제라 불렀는데 이를 <표-1>과 같이 나눌 수 있다.

<표-1> 정신분석 Freud의 방어기제


․ 억압(抑壓): 억압이란 수치스럽다고 느끼는 생각, 죄의식, 괴로운 경험 그리고 싫증나는 일들을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밀어내는 것을 말한다.

․ 합리화(合理化): 정당하지 못한 자기 행동에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그 행동을 정당화하여 불안 의식을 제거하려는 것이다.

․ 반동형성(反動形成): 자신이 갖고 있는 죄의식을 본래의 행동과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예)미혼모가 애를 가졌을 때 그 애에 대해서 익애하는 경우.

․ 투사(投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마치 다른 사람의 것인 양 생각하고 남을 탓하는 것이다.

․ 퇴행(退行): 생의 초기에 성공적으로 사용했던 생각이나 감정과 행동에 의지하여 자기 자신의 불안이나 위협을 해소하려는 과정이다. 불쾌감을 일시적으로 해소하지만 사람에 대해 의존적이고 우유부단하게되고 새로운 변화에 두려워한다.

․ 감정전이(感情轉移): 자신이 느낀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이다. 예)어머니에게 꾸중들은 것을 개에게 푼다던가, 옛날 애인데 대한 감정을 비슷한 여인에게 표출하는 형태.

․ 억제(抑制): 해롭고 바람직하지 못한 생각과 충동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말하다. 이 기제는 억압과 같은 목적을 갖고있지만 개인의 의식적 의도가 있는 것이다.

․ 보상(補償): 어떤 분야에서 탁월하게 능력을 발휘하여 인정을 받음으로 해서 다른 분야의 실패나 약점을 보충하여 자존심을 고양시키는 기제이다.

․ 치환(置換): 사람의 에너지를 원래의 목표에서 대용 목표로 전환시킴으로 해서 긴장을 해소하는 방식인데 대용 목표와 원래 목표가 아주 유사할 때에만 유용하다.

․ 승화(昇華): 정서적 긴장이나 원시적 에너지의 투입을 사회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동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을 말한다.

․ 히스테리: 사람이 어렵고 힘든 사태에서 잘 벗어날 수 있는 신체적 증상을 발달시키는 기제이다. 기질적 장애가 없는데도 실제로 신체적 고통을 느낀다.

․ 동일시(同一視): 자기가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대상과 자기 자신 또는 그 외의 대상을 같은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프로이드는 인간의 성격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5단계를 거쳐서 발달한다고 보았다. 각 단계마다 정신(원초아, 자아, 초자아)이 각기 다른 자각 수준(의식, 전의식, 무의식)에서 그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발달단계는 <표-2>와 같다.

<표-2> 정신분석 Freud의 발달단계

① 구강기(0-1세): 이시기 아동의 리비도는 입, 혀, 입술 등 구강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먹는 행동을 통해 만족과 쾌감을 얻는다. 이 시기에 만족을 못하면 항문기로 넘어가지 못하고 고착되어 빠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예)손가락 빨기, 과음, 과식, 과도한 흡연, 수다, 손톱 깨물기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② 항문기(1-3세): 이시기 동안 아동의 성적 관심은 항문 부위에 모아지며 대소변을 통해 쾌락을 느낀다. 이때 아동은 배설물에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는 시기이다. 이시기 배변훈련을 받게 되는데 조급하거나 억압적으로 시키면 성인이 되어서도 항문기 고착현상이 나타난다. 지나치게 깨끗한 것을 추구하는 결벽증과 무엇이나 아끼고 보유하려는 인색함이 나타난다.

③남근기(3-6세): 이시기는 정신 에너지를 성기에 집중시켜 성기를 가지고 놀며 쾌락을 느낀다. 이때 심리적 변화가 크게 일어난다. 남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를 경험하게 되고 여아는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를 격게 된다. 남아는 거세불안(castration anxiety)을 유발시킬 수 있고, 여아는 남근을 선망(penis envy)하게 된다. 그러나 아동들은 자기 부모와 동일시함으로 적절한 역할을 습득하여 양심이나 자아 이상을 발달시켜 나간다.

④잠복기(6-12세): 다른 단계에 비해 평온한 시기로 성적욕구가 억압되어 성적 충동 등이 잠재되어 있는 시기이다. 반면 지적 탐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지적활동에 에너지를 집중시킨다.

⑤생식기(12세 이후): 앞 단계에 잠복되어 있던 성 에너지가 무의식에서 의식의 세계로 나오게 된다. 신체적, 생리적 능력 역시 갖추고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를 순조롭게 넘긴 청소년은 이타적인 사람으로 성숙하게 된다.

프로이드의 이론은 오늘날까지도 임상심리학이나 심리치료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는 또한 아이들의 ·초기 경험의 중요성을 설파함으로써 유아교육에 불을 붙인 자극제이기도 했다.

3) 상담 기법
상담 과정은 내담자와 치료계약을 맺고 전이관계를 형성하는 초기단계인 치료 동맹단계에서 환자의 통찰을 변화로 이끄는 것을 방해하는 저항을 반복적이고 점진적으로 정교하게 탐색하는 훈습, 치료자와 내담자가 분석의 주요한 목적을 달성하고 전이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종결단계로 진행된다.
정신분석 과정에서 사용되는 주요한 상담 기법은 치료사가 내담자로 하여금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내용을 표현하게 하는 '자유연상', 꿈은 원초아의 억압된 충동과 자아의 방어적 조작간의 합의를 나타낸다. 정신의 무의식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인 '꿈분석', 히스테리는 매우 고통스러운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결이 끊어져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망각된 사건들을 외상하도록 하는 '정화', 의미있는 대상 관계에게 무의식에 묻어두었던 감정, 신념, 욕망을 자기도 모르게 표현하는 방식인 '전이',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일으키는 전이현상인 '역전이'. 치료자의 분석과 해석으로 내담자가 느끼는 불안의 위협인 '저항', 내담자의 방어기제와 저항에 대해 통찰시켜주는 '해석'이 있다.


2. 분석심리학
1) 인간관
인간의 무의식을 프로이트보다 한층 더 심층적으로 연구한 사람인 융(Carl G. Jung, 1875~1961)이다. 인간은 긴 역사의 산물로 신비한 존재이며, 개인은 독특한 현상학적 존재로서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한다 라고 보고 자각, 정서, 행동에 대한 정신적 소인은 유전된다고 보았다.

2) 주요개념
정신은 의식, 개인무의식, 집단부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의식의 주인은 자아이며, 태도와 심리적 기능에 의해 작동한다. 정신에너지는 신체에너지 내에 반대되는 힘이 대립 또는 양극성으로 존재하여 갈등을 야기하여 다른 정신에너지를 생성한다는 대립원리, 어떤 조건을 생성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상실되지 않고 성격의 다른 부분으로 전환되어 성격 내에서 에너지의 계속되는 재분배가 이루어진다는 등가원리, 성격 내에 균형 혹은 평형에 대한 경향성이 있다는 균형원리를 제안하였다.
집단무의식을 구성하고 있는 인류역사를 통해 물려받은 정신적 소인이 원형이다. 원형은 형태를 가진 이미지나 심상이지 내용은 아니다. 원형은 무수히 많으며 융이 언급한 대표적인 원형인 페르조나, 아니마와 아니무스, 그림자, 자기가 있다.

3) 상담기법
분석심리학에서 상담과정은 내담자의 강렬한 정서의 방출과 치료적 동맹 형성을 하는 고백단계, 내다마자가 정서적이거나 지적으로 자신의 문제에 대한 통찰을 얻게 하는 명료화 단계, 내담자가 사회적 존재로서 부적응이나 불균형적 삶을 초래한 발달과정의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지며, 페르조나와 자아에 초점을 맞투어 현식적인 사회적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단계, 내담자와 치료자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에 대한 적응을 넘어서는 자기실현에로의 변화로 개성화를 지향하는 과정인 변형단계로 이루어진다.
상담기법으로는 꿈을 일정기간동안 살펴보고 분석하는 내담자의 무의식을 이해하는 '꿈분석', '내담자의 사고, 감정, 행동을 추동하는 역동성과 패턴을 상징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할 능력을 강조한 '상징의 사용', 어떤 자극 단어에 마음에 떠오르는 어떤 단어로 반응하는 투사기법인 '단어연상검사' 환자가 보고하는 증상을 자유연상하게하여 표현하고 분석하는 '증상분석' 심리적 장애의 발달사를 추적하는 '사례사', 개인의 성격태도와 기능을 바탕으로 한 성격유형을 측정하는 검사인 'MBTI'가 있다.


3. 대상관계이론

1) 인간관
대상관계 이론은 영국의 Melanie Klein으로 학파가 시작되었다. 사람은 날 때부터 혼자가 아니며 따라서 대상을 추구하고 대상관계를 맺는 양상이 이해의 초점이 되야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정신분석적 개념으로의 대상관계(Objektbeziehung)란 실제적 관계와는 구별된다.자신의 성격특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각각의 개인은 그의 발달과정에서 주요대상과 환경과의 관계에서 성장한다.

2) 주요개념
대상관계 이론은 내재화(Internalisierung)와 외재화(Externalisierung)의 과정을 통해 체험하는 주체(Subjekt)는 이 체험의 현실적, 상상적 내용을 심리내적인 표상으로 변화시키며 이는 심리내적인 조절(regulation) 작용을 하게 된고 보았다. 인간에게는 자기표상(Selbstrepr sentanz)과 대상표상(Objektrepr sentanz)이 형성되고 이 둘 간에는 어떤 관계가 형성된다. 이 표상들은 발달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부분적으로 억압되어 무의식적인 소망으로 머물게 된다. 이것은 전이( bertragung)현상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신생아의 선천적 파괴성의 조절에 관한 이론 저변에는 Freud의 죽음의 추동이 깔려 있다. 신생아는 자신의 파괴적 성향을 분리하여 어머니의 <한 가슴>에 투사하고, 추적당하는 것으로 지각, 편집증적 불안을 갖는다. 그리하여 우선 자기 폐쇄적-편집증적 입장을 취하고, 후에 우울증적 입장에서 상상적으로 잘못한 것을 다시 잘 개선하려고 하는 시도를 보인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은 생후 몇 달간 어머니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환상적, 상상적 차원에서 모든 신생아에게서 일어난다고 한다. 투사적, 내사적 동일시(projective, introjective identification)는 일생동안 지속되며 모든 인간관계, 집단관계를 이끌어가는 내용이 된다.
D. W. Winnicott는 Klein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으나 환경과 모성적 역할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그는 Freud 이론에 잠재되어 있는 관계적 측면을 지적하고 성장촉진적 환경, 모성적 염려, 어머니와 신생아의 단일성, 과도기적 대상(transitional object), 충분히 좋은 어머니(good enough mother), 진정한 자기-잘못된 자기의 구분 등을 통해 Bion의 간직하기(containing)와 더불어 초기 장애의 이해와 치료 기법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3) 상담과정 및 기법
대상관계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내담자의 역기능적인 개인 내적 역동에 대한 통찰을 얻고 온전한 대상관계(whole object relations)를 형성하고 자아기능을 강화하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좀더 현실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이다. 성장과정에서 미해결된 욕구나 갈등이 많을수록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 경험에서 내사된 대상으로 반응하여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게 부과된 역할을 강요한다. 따라서 대상관계치료에서는 분열이나 투사, 투사적 동일시와 같은 기제에 근거한 상호작용과 그 원인에 대한 통찰을 얻게 하고 분열되고 억압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시킨 부분들을 통합하여 온전한 대상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상관계치료에서는 치료자가 내담자와 치료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가져야 할 치료적 태도 혹은 기능이 강조된다. 이런 태도는 받아주기 혹은 버텨주기("holding")라는 개념으로 집약적으로 표현된다. 이 개념은 어머니가 유아의 욕구와 내적 상태를 공감적으로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반응하여 유아로 하여금 이해받고 가치있게 여겨지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처럼, 치료자가 내담자의 경험을 심정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자 하며, 내담자의 욕구와 내적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수용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말한다(Scharff & Scharff, 1991). 치료자의 받아주기는 언어적인 수단뿐만 아니라 내담자 경험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수용적 태도, 내담자의 불안이나 갈등을 버텨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내담자에게 전달한다. 치료자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받아주기를 일관되게 보여주면 내담자도 점차 자신을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좀더 근원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받아주는 능력(holding capacity)을 키워나갈 수 있다.
대상관계치료의 기법은 대체로 비지시적이다. 내담자에게 행동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거나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탐색과 통찰을 목적으로 하는 기법들을 주로 사용한다. 주요 기법으로는 해석과 지금-여기의 경험 다루기, 역전이의 활용 등을 들 수 있다.
치료자는 특히 치료초기에 내담자와 작업동맹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내담자가 수용하지 않거나 억압했던 부분들을 경험하고 재발견할 수 있도록 수용적인 치료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대상관계와 내담자가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들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의 역기능적 패턴과 투사적 동일시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면, 훈습과정을 통해 과거경험으로부터 내면화된 무의식적인 대상관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현실에 더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자아심리학

1) 인간관
프로이드의 중심개념은 본능(instincts)이다. 따라서 프로이드의 접근법을 '본능심리학'이라 부른다. 프로이드의 정신역동주의 이론을 지지하면서도 아동발달 단계에 있어서 프로이드와 견해를 달리한 대표적인 학자는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이다. 에릭슨은 본능보다는 자아(ego)의 자율적인 기능을 강조한다. 따라서 에릭슨과 그의 추종자들의 접근법을 자아심리학(ego psychology)이라 부른다.
정신분석적 모형의 중요한 공헌의 하나는 출생시로부터 성인기에 이르는 심리·사회적 발달과 심리·성적 발달의 윤곽을 묘사한 것이다. 이것이 자아심리학의 시발점인데 자아심리학적 접근법이란 자아는 그 나름의 발달과정을 가지며, 성적 혹은 공격적 추동과 무관한 고유한 활동력을 지닌 적응기관으로 보았다.

2) 주요개념
에릭슨(1963)은 프로이드의 생각을 바탕으로 유아기를 넘어선 심리·사회적 발달을 강조하는 그의 이론을 정립하였다. 에릭슨(Erikson)은 인간 발달은 인간의 필요와 사회적(환경적) 요구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각 발달 단계에서 인간은 자신의 필요와 사회적인 여건과 환경적인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 심리적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러한 노력은 긴장이나 갈등으로 경험된다. 즉 심리· 사회적인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을 8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극복해야 할 위기(developmental crisis)와 발달 과업을 제시하였다. 이 위기 동안 발달 과업의 성취여부를 양극(polarity)의 개념으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발달과업의 성취여부에 따라 발달의 위기 극복의 여부가 좌우된다. 심리 사회적 발달 단계의 특성 신뢰감 대 불신감이 형성되는 단계(trust vs. mistrust, 0∼1세), 자율성 대 수치심이 형성되는 단계(autonomy vs. shame, 2∼3세), 주도성 대 죄책감이 형성되는 단계(initiative vs. guilt, 4∼5세), 근면성 대 열등감이 형성되는 단계(industry vs. inferiority, 6∼11세), 정체성 대 정체적 혼미를 형성하는 단계(identity vs. role confusion, 12∼18세), 친밀감 대 고립감이 형성되는 단계( intimacy vs. isolation, 18∼24세), 생산성 대 침체성(generativity vs. stagnation, 24∼54세), 통합성 대 절망감(integrity vs. despair, over 54세)
에릭슨은 사회적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 자아 분석 이론인 자아를 중시하고 있다. 또한, 프로이드가 다섯 단계의 성격 발달 이론을 제시하여 세 단계에 걸쳐 성인이 되고 성격형성은 종결된다고 본 반면에 에릭슨은 여덟 단계의 성격 발달 이론을 제시했다. 그리고 성인이란 발달이 완료된 상태가 아닌 과정의 한 상태에 해당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출생후 아동이 겪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일치한다. 그러나 프로이드는 리비도에 의한 성격발달을 말한반면 에릭슨은 부모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3) 상담과정 및 기법
하트만은 무의식의 의식화일 뿐만 아니라 자아의 현실적인 적응 능력과 종합적인 조직 능력을 정비하는 것으로 보고 자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그것을 수정하고 적응과정을 돕는 것이 분석과정이라고 하였다. 정신적 표상을 통해 대상항상성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자아의 적응 기능적 발달까지 연결된다고 보아 상징화를 통해 욕동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자아 기능을 향상시킨다.


5. 자기심리학

1) 인간관
하인즈 코허(Kohut)의 이론은 환자의 관점에서 그들의 문제를 바라봄으로써 확립되었다. 즉, 치료자 입장에서의 외형적 관찰이 아닌 환자 자신의 주관적 세계에 들어가서 그의 경험을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시각의 전환을 이루었다. 고전분석에서 주요역할을 하는 '충동'이나 '의존' 혹은 '적응' 등의 개념은 환자의 주관적 경험과 거리가 먼 구성개념들이다. 코허는 이런 외현적인 개념적 틀을 갖고서 환자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은 환자의 내적 현실을 무시함으로써 환자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초래한다고 비판하였다.
코허는 1977년에 '자기의 재건(The restoration of the self)'을 출간하면서부터 정신분석의 구조이론에 공식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다. 이 책에서 '자기(self)'는 더 이상 '자기개념' 혹은 '정신의 내용(Hartman의 입장)'으로서가 아닌 자발적인 능력을 갖춘 독립적인 기구로 대두하게 된다. 이때부터 그는 자기를 중심에 놓고 그것의 발생과 발달, 구성 등을 연구하는 심리학으로서 자기심리학을 출범시킨 것이었다(Kohut, 1977; Wolf, 1988).

2) 주요개념
자기대상이라는 개념은 코허가 개체가 타인을 자신의 한 부분으로 체험하는 현상을 지칭하기 위해 고안해낸 말이었다. 그에 의하면 신체가 산소를 필요로 하듯이 개체는 자기대상을 필요로 한다. 즉, 개체는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주고 또한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만 자기자신을 응집력있는 단위로 체험할 수 있는데, 이러한 대상을 자기대상이라고 한다.
자기대상 욕구(selfobject need) 개체는 자기대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보호자에게 그러한 대상기능을 해줄 것을 강렬하게 바라는데 이를 자기대상 욕구라고 한다.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개체는 자아가 취약한 병리적 현상을 보인다.
코허는 아동이 아버지를 동일시하는 현상을 프로이드와는 달리 아버지의 공격성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의 이상적 측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초자아의 자아이상적 측면이라고 볼 수 있는 바, 이는 건강한 자기 존중감의 일부를 이루게 된다. 즉, 이상적 자기대상 욕구가 만족스럽게 충족되고 따라서 튼튼한 이상적 자기가 형성될수록 자기 존중감이 높아진다(Chessick, 1993). 아동은 자신이 하는 행위가 중요하고 멋있는 행위이며 그것을 잘해냈다는 것을 부모로부터, 특히 어머니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반영적 자기대상 욕구라고 한다. 동반적 자기대상 욕구는 전통적으로 자기심리학에서 앞의 두 가지에 비해 그렇게 많이 강조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이 욕구가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주로 심한 정신병리에 초점을 맞춘 자기심리학에서 덜 중요시된 것 같다. 하지만 게슈탈트 치료는 대등한 개인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 욕구에 좀더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Hycner, 1990).
환자는 자신의 정서상태를 잘 파악하여 공감적으로 반응해줄 수 있는(attuned responsiveness) 자기대상을 필요로 하는데, 치료자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해줄 것을 무의식적으로 기대하면서 치료자를 대한다. 이를 자기대상 전이라고 부른다. 한편, 그렇게 되기 위해선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튼튼한 정서적 유대 즉, '자기대상 연대(selfobject tie)'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치료자의 공감적 이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만일 치료자가 환자의 행동이나 감정을 공감적으로 이해하는 데 실패하면 자기대상 연대가 파열되고, 환자는 자애적 분노를 보이게 되어 치료관계가 깨어진다.

3) 상담과정 및 기법
코허에 의하면 심리치료에서 환자는 치료자와의 연대를 통하여 치료자의 자기대상 기능을 내면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자기구조를 습득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변형적 내면화(transmuting internalization)'라고 불렀다. 이때 환자들은 치료자와 자기대상 전이를 일으킴으로써 치료자의 특정 자기대상 기능을 내면화시키면서 과거에 결여되었던 자기구조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다. 한편, 치료는 '이해'와 '설명' 두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둘은 각각 독립적이면서 또한 상호 의존적이다.
이해과정에서는 치료자와의 강한 자기대상 연대 형성이 중요하지만 설명과정으로 가면 차츰 환자의 통찰이 더 중요해진다. 이처럼 자기심리학에서는 치료의 방향을 정서적 연대에서 점차 객관적인 심층분석 쪽으로 이동시킨다. Kohut는 이러한 방향전환을 어린 아이에게 처음엔 안아주거나 미소를 보내는 방식에서 차츰 말로 애정표현을 하는 것에 비유했다. 하지만 그는 역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해부분이라고 했다.
자기심리학에서 치료란 공감을 사용해 약한 자기를 강화시켜주는 것으로서 이를 울프는 '파열의 회복과정(disruption-restoration process)'이라고 불렀다. 이때 먼저 자기대상 욕구가 나타나서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자기대상 전이가 형성되고 충족된다. 가끔 불가피하게 좌절을 겪으면서 자기대상 전이가 와해되는데 이때 치료자는 과거의 트로마 상황과 대비시키면서 설명과 해석을 해줌으로써 다시 전이를 회복시킨다. 이렇게 회복된 전이관계는 이전보다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상호 공명적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자기가 강화된다. 그래서 치료자와의 성공적인 자기대상 체험은 환자의 자기를 강화시켜서 차츰 사회적인 맥락에서 좀더 쉽게 자기대상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때 원초적 자기대상 욕구가 치료자와의 공감적 공명관계로 발전, 대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6. 개인심리학

1) 인간관
아들러(Adler, 1870~ 1937)는 개인은 나누어 질 수 없는 전체로서 사회 내에서 자시이 성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불완전한 존재로서 인간은 누구나 어떤 측면에서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인간을 전체적, 현상학적, 사회적, 목적론적 존재로 보았다.

2) 주요개념
아들러는 사회적 관심은 개인 정신건강에 중요하며, 생활양식은 개인이 삶을 영위하는 근거가 되는 기본적 전제와 가정을 의미하며 대부분 4~5세경에 형성된다고 보았다. 사회적 관심과 활동수준에 따라 구분되며 지배형, 기생형, 회피형, 사회적 유용형 네가지로 나누어진다. 인생과제로는 일과여가, 우정, 사랑이며 아들러 학파인 모삭과 드레이커스는 영성과 자기지향성을 추가하였다. 허구적 최종목적론은 허구나 이상이 현실을 더 효과적으로 움직인다는 주장에 근거하며 행동의 원인, 충동, 본능, 힘 등을 넘어서 행위의 최종 설명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인간은 어느 누구나 열등감이 있으며 기관열등감, 과잉보호, 양육태만이 콤플렉스의 세가지 원인이라고 하였다.
개인심리학에서는 우월성이란 자기완성이나 자기실현을 의미한다. 또한 아들러는 가족구도와 출생순위가 우리의 생활 양식 형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가족역동 특히 형제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을 중요시한다.

3) 상담과정 및 기법
개인심리학에서는 내담자의 문제행결을 위해 그에게 부족한 사회적 관심, 상식, 용기를 불어 넣어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도록 조력한다.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생활양식을 파악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활양식을 바꾸도록 재교육이나 재정향을 위해 노력한다.
상담과정은 상담관계형성에서 평가와 분석을 통해 해석과 통찰 과정에서 종결단계로 재정향 단계를 거친다, 생활양식 재정향을 위해 사용되는 기법으로 즉시성, 격려, '마치~처럼'행동하기, 자기 모습의 파악, 질문, 내담자의 수프에 침뱉기, 악동피하기, 단추 누르기, 역설적 의도, 심상 만들기, 과제설정과 이행, 숙제 등이 있다.


7. 라깡의 현대정신분석

1) 인간관
자끄 라깡(Jacques Lacan, 1901~1981)은 유럽과 남미 전역의 정신분석 학계의 영량을 미친 프랑스 정신분석학자이다. 라깡은 의학과 초현실주의를 바탕으로 정신분석학을 재구성하였다. 라깡은 초현실주의자들로부터 놀라운 영상과 무형의 언어를 통해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무의식을 알게 되었다. 라깡은 프로이드 이후 현대 전신분석학자들과 차이를 두고 해석을 하고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그들의 견해와 조우하며 인간을 타인과 관련된 조재오 관계 안에서 욕구, 기대, 결핍, 좌절 등을 경험한다는 전제는 동일하다. 그는 자아를 '존재' 또는 '실존'을 바탕으로 꼭 소멸되는 것은 아니지만 덜 실체적이고 더 투명하며, 덜 의식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살펴보았다.

2) 주요개념
라깡에게 있어 무의식과 욕망은 문학적 담화를 생성하는 주요 동인이다. 문학적 담화를 구성하는 언어(기표)는 이성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핍된 주체가 자신의 욕망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 내는 환유이다.
그는 프로이트가 말하는 인간의 꿈 작용(무의식)을 소쉬르의 언어학과 야콥슨의 수사학에 적용하여 욕망이론을 심화시켜나간다. 즉 소쉬르에게서 기호, 특히 기표의 개념을, 그리고 야콥슨에게서 은유와 환유의 개념을 빌려와 그것에 일정한 수정을 가해 정신분석학에 도입함으로써 무의식에 대한 언어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무의식에 있어 문자가 갖는 권위(주장) 또는 프로이트 이후의 이성」이란 글에서 주체가 욕망을 추구해 가는 과정을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 라는 단계를 설정한다.
라깡의 거울단계는 아이가 언어를 획득하기 이전, 주체로 형성되기 이전, 어머니와의 상상적 동일시로 이자적 관계에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라캉은 거울 단계에서 일어나는 이 자기인식이 하나의 오인(誤認)임을 강조한다. 주체가 외부로부터 변별되는 ‘단독성’을 가진 명실상부한 주체로서 구성되는 것은 그가 차이의 세계인 상징계로 진입함으로써 가능하다. 라캉은 주체가 상징계로 진입하는 계기로서 언어의 습득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제시한다. 이 두 사건은 주체에게 차이를 소개하는 삼자관계(triadic relation)에 들어가게 하며, 주체로 하여금 일종의 분열을 겪게 하고 그리하여 큰타자의 질서에 복종하게 된다.주체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의의는 상상계에 살고 있는 아이를 상징계로 정확히 편입시키는 결정적 계기라는 점에 있다.
제1단계는 상상계에서 아이가 그의 어머니와 행복한 동일시의 관계를 맺고 있는 상태이다. 그는 어머니에게 결핍된 것을 보충하는, 즉 아이는 팔루스(phallus)가 되고 싶어 한다.
제2단계는 상상계의 모자간의 행복한 이자관계에 아버지가 개입하는 단계다. 라캉은 오이디푸스의 모든 과정을 ‘아버지의 이름’이라는 기표와 맞물려 논의한다.
제3단계는 아이가 아버지의 법을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상징적 거세는 주체로 하여금 법과 질서에 복종하게 하는 동시에 그를 어머니와의 상상적 동일시로부터 분리하여 단독적인 주체로서 구성하는 계기가 된다. 아버지의 법을 받아들이는 순간 어머니와의 합일이 깨어지고 결여의 “입벌림”과 대면한다. 상징계, 즉 언어는 주체로 정립시켜주면서 동시에 주체의 분열을 초래한다. 언어에 의해 발화하는 주체와 발화된 주체로 분열된다.
주체가 구조에 의해 필연적으로 구성되고 분열되면서도 구조적으로 부과된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거부하게 되는가에 대한 라캉의 정신분석적 설명은 주체가 자신의 기존의 정체성을 벗어나는 욕망의 변증법을 잘 설명해 준다. 주체의 언어진입은 오이디푸스적 삼각구도와 맞물려 있고, 아버지의 금제의 목소리를 통한‘어머니/아이’로 형성된 이자구도의 해체는 거세(castration)의 위협과 함께 ‘죽음’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죽음은 필연적으로 상실과 결핍을 가져오고, 이 상실과 결핍의 무덤 위에서 욕망의 꿈이 피어오른다. 이후부터 아이는 ‘욕망하는 주체(desiring subject)’가 된다.
라캉은 욕망을 결핍으로 정의한다. 인간의 욕망을 욕구와 구분하고, 요구와도 구분한다. 욕구는 순전히 신체조직의 에너지이며, 욕망은 심리조직을 작동시키는 활성적인 원칙이다. 충동은 모든 긴장상채를 해소하려는 성향을 가진 생물학적, 신체조직적인 불변의 힘이다. 그러나 욕망은 심리조직의 방향이다. 모든 충동의 표현과 모든 욕망의 표현의 이면에는 결핍상태가 있다.
라캉이 전개한 논지의 핵심은 결국 무의식이 주체의 언어 진입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초적 억압의 골격을 이루는 오이디푸스적 삼각구도는 바로 하나의 기표가 다른 기표로 대치되는 언어의 메타포 공식으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서 언어가 무의식의 생성조건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성된 무의식이 의식계에 기호적으로 자기표현을 할 때 기표의 길, 다시 말해서 유사성과 인접성에 바탕을 둔 은유와 환유의 길을 따라간다는 것이 라캉의 생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