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프렌즈 게시판

대상관계이론(나주 혁신도시 굿프렌즈 심리상담)

작성자
친구
작성일
2017-07-12 21:54
조회
4534
Ⅰ. 대상관계 이론

최상열 박사

1. 대상관계 이론의 발전

대상관계이론은 프로이드 이후 정신분석학 테두리 안에서 발전한 몇 가지 이론들 중의 하나로 영국정신분석연구소 (the British Psychoana1ytic Institute, Tavistock)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대표적인 초기 이론가로는 Melanie Klein, W. R. D. Fairbairn (1930년대와 1940년대), Harry Guntrip, Donald Winnicott(1950년대 - 1970년대)등이 있다. 대상관계이론가들은 영국과 미국 두 진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영국진영에 속하는 이론가로는 Klein, Fairbairn, Guntrip, Winnicott, Bowlby 등이 있다. 미국진영에 속하는 이론가로는 Hartman, Mahler, Blanck & Blanck, Kernberg 등을 들 수 있다.

l) Freud와 대상관계이론

정신분석에서 대상관계이론은 Freud이론의 역동적 무의식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정신내부의 대상(internal ohject)에 대한 개념이 Melanie Klein에 의해 주장되고 본격적으로 쓰여지기 시작했지만, 이 개념에 대한 언급은 Freud의 초기 논문들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이란 환자가 어린 시절 지녔던 소망의 대상이었던 사람을 현재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와 잘못 연결시키는 것이라 정의한 바있다. 즉, 각 개인이 자신에게 중요한 대상을 어떻게 내재화(introjection)하는가를 잘 보여주었으며, 집단내의 한 개인이 자신의 문제를 그 집단의 지도자에게 투사하는 방식과 다시 그 지도자로부터, 자신이 투사한 문제나 이미지를 재동일시하는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이런 투사방식은 후에 Melanie Klein에 의해 널리 알려진 투사적 동일시와도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된다. 한편 그는 자아의 특성이 과거에 포기한 리비도가 부착되어 있는 대상(object-cathexes)의 결정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자아는 발달과정을 통해 이러한 대상을 계속해서 선택하고 포기하게 된다고 했다.


2) Melanie Klein

Melanie Klein은 원래 과학이나 철학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경험은 없었지만, 특유의 뛰어난 통찰력과 상상력에 유아의 자유놀이를 통한 적극적인 임상관찰 노력이 더해져 독자적인 정신분석이론 체계를 세우고, 훗날 대상관계이론의 정립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그녀는 소위 대상관계에 대한 영국학파를 처음으로 창시한 사람으로, 그녀가 발전시킨 내재화된 대상이란 개념은 그녀가 1930년대와 40년대를 거치면서 정신질환을 지닌 성인과 소아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얻은 경험에 근거하여 세워진 것이었다. 그녀의 독창적인 이론들은 Fairbairn과 Winnicott이론의 발판이 되었고 나중에 Kernberg의 이론같이 현대적인 대상관계이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Klein은 자신의 독창적인 발달이론을 통해 유아의 심리적 성장이란 함입(introjection)과 투사라는 양대 기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즉, 자아는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을 모두 내재화 하는데, 이들은 모두 엄마의 가슴(breast)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따라서 유아에게 있어 좋은 대상이란 아이의 욕구를 총족시켜주는 가슴이고, 나쁜 대상이란 욕구를 좌절시키는 가슴이라 할 수 있다. 유아가 자신의 공격적 역동을 대상에 투사할 때 그것은 욕구를 좌절시키는 나쁜 대상이 되고, 더불어 유아는 궁극적으로 그것을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여 자신을 집어삼켜 파괴해 버릴까봐 두려워하는 학대자(persecutor)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이런 학대자는 그것의 실제 현실의 모습을 환상을 통해 왜곡시키고 내재화 과정을 통해 자아 내부에 자리잡게 만든다. 그녀는 Freud와는 달리 자아가 태어나면서부터 존재한다고 보아 유아가 이런 환상을 갖는 것이 출생 직후부터 가능한 것으로 가정하였다. 하지만 과연 유아의 인지기능이 이런 조직화된 환상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가에 대해 훗날 다른 학파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Klein이론에서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분리에 대한 것이다. 유아의 일차적인 대상인 가슴은 이상적 가슴(ideal breast)과 학대적인 가슴(persecutors breast)으로 분리되어 내재화 된다. 나중에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이들 대상들은 좋은 환상과 나쁜 환상으로 조직화되어 나타나는데, 자기를 좋고 나쁘게 보는 것은 결국 각 개인의 내부 정신세계에서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중 어느 쪽이 더 우세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이런 분리 현상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동일한 대상에서 이 두 가지 모두를 경험하지 못하게 되므로, 결국 다른 사람들은 전적으로 좋은 면만 갖춘 사람(all good)이나 아니면 전적으로 나쁜 면만 갖춘 사람(all bad)으로 극단화시켜 보게 된다. Klein 이전에는 인간의 정신세계가 자아 밖에서 생물학적 본능들을 경험하고 조절하는 도구로만 생각되었으나, Klein 이후로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내재화된 자아와 대상의 관계로 이루어진 세계로 보았다.
Klein이론의 최종단계는 시기심이다. 1957년 '시기심과 감사'가 출판되면서 시기심의 원인은 유아의 선천적인 공격성에 있다고 생각했다. 유아는 좋기 때문에 젖가슴을 파괴하고 망치고 싶어한다.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풍요로움과 선함을 파괴하기를 갈망한다. 시기심은 충족될 수 없는 강렬하고 탐욕스러운 아동의 욕구가 좌절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 시기심의 가장 유용한 첫 방어는 평가절하로 대상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대한 부인을 포함하고 있다. 과도한 시기심을 지닌 아이는 그 시기심을 분열시키는 것을 통해 어머니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과장되게 노력하고 어머니에게 순응할 수 있다.
Klein은 대상과 통합하기를 시작한 단계를 생후 약 3개월에서 4개월 시작되고 약 6개월이면 완성이 된다고 하였다. 이때 오이디푸스기가 시작된다고 하였으며 편집적자리에서 불안이 동기화되고 박해 불안이 대상을 통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증오하고 상처 입히고 파괴하고 싶은 대상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바로 그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때 유아는 사랑하는 대상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우울적자리'라고 보고 이것을 일으키는 불안을 '우울 불안'이라고 하였다. 죄책감은 사랑하는 대상이 손상되는데 대한 불안에서 유래한다고 보았다. Klein은 성인의 삶에서 사랑할 수 있고 사랑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우울적 자리의 보상 경험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이런 경험이 없는 경우 자신의 공격성이 사랑하는 대상을 손상시키고 파괴 할 것이라고 만성적으로 두려워하게 된다. 그 결과 사랑 관계에서 끝없는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된다. 이 우울적 자리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관계가 성립되지 않으면 유아는 커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강박성향을 나타내게 된다.


3) Donald Winnicott

Donald Winnicott는 원래 소아과 의사출신으로서 그의 이론은 유아와 엄마, 가족에 대한 직접관찰에 근거하여 세운 이론이다. Winnicott의 이론은 자기의 개념과 기원에 집중되어 있다고 불 수 있다. 즉 엄마와의 관계라는 맥락에서 유아가 현실에 대한 주관적인 지각을 어떻게 발달 시켜가는가 하는 것이 그의 주된 관심사였다. 그는 엄마에 의한 소위 수용적 환경(holding environment) 이 아이의 발달에 있어 중요함을 특히 강조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유아로 하여금 스스로를 독립적인 개체로서 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다. 또한 그는 거짓 자기(false self)와 참자기(true self)에 대한 개념을 주장했는데, 이는 그의 이론에 있어 핵심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거짓 자기란 대상관계의 초기 단계에 시작되며 유아가 이런 거짓된 자기의 형성을 피할 수 있으려면 엄마로부터의 좋은 양육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보았다. 거짓 자기란 바로 환경의 요구에 무조건 순응하는 것으로서 참자기의 발달을 막게 된다. Winnicott의 이론에 의하면 가장된 자기의 정도에는 양극단에 있어 한쪽 극단에서는 건강하게 순응적인 태도를 보이며 주변 환경에도 잘 적응해 나가는가 하면, 다른 한쪽 극단에서는 아예 참자기가 분열되어 떨어져나가고 순응적인 거짓 자기만 남아 그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고 했다. Klein이 주장한 투사와 Fairairn이 주장한 분리와 좌절에 대한 억압 대신에 Winnicott는 발달실패와 좋은 양육의 실패에 의한 가장된 자기를 강조하였다. 한편 엄마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엄마와 공유하는 현실에 잘 적응하고 환경으로부터 오는 좌절을 참는 능력도 커지게 된다. 이런 과정 중에 아이는 소위 일시적 대상(transitional object)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게 된다. 일시적 대상이란 결국 유아에게 엄마를 의미하지만 현실의 엄마와는 달리 유아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을 뜻한다. 이것은 자기의 일부로 아니고 그렇다고 외부 현실의 일부도 아닌 대상으로서, 엄마와의 환상 속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따라서 이것은 유아에게 있어 소위 정신 내부의 현실과 외부현실의 중간에 있는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는 사람뿐 아니라 소리, 장면, 냄새 등이 모두 가능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는 예술이나 종교적 체험 창조성 등이 바로 이런 영역으로부터 유래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4) Mahler와 그 동료들의 발달이론

Mahler와 동료연구자들은 언어습득 이전 시기의 정상 유아들과 어머니들간의 상호작용을 l0여 년 간 관찰 연구한 것을 토대로 초기 심리발달과 대상관계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다. 이들은 유아가 어머니와 맺는 관계의 성질을 기준으로 발달단계를 자폐적, 공생적, 분리-개별화 단계로 구분했다. 각 단계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① 자폐적 단계(Autism)
태어나서부터 첫 수 주 동안 신생아는 자기나 대상에 대한 인식 없이 신체 감각만을 인식하는 자폐적 상태로 지낸다. 이 단계를 자폐적 단계(Autism)라 하는데 이 기간동안 신생아는 환경과 자신의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생리적 긴장을 늦추어 생리적 평형을 유지하고자 하며 쾌락의 원리에 의해 움직인다. 이 시기에는 일차적 자기도취의 단계로서 자기밖에 모른다.

② 공생 단계(Symbiosis)
생후 2개월에서 6개월에 이르며, 이때 유아는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어떤사람의 존재를 희미하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기와 주요 양육자인 어머니를 분리된 존재로 지각하는 것은 아니며, 어머니에 대한 애착을 통해 자기와 양육자가 마치 하나인 것처럼 지각하게 된다. 어머니와의 공생이 충분하면 유아는 마치 자신의 욕구나 바램이 저절로 충족되는 듯한 전능함을 경험하게 되어, 자기와 양육자가 하나의 전능한 체계(an omnipotent system)인 것처럼 지각한다. 어머니와 하나라는 느낌은 유아의 정상적 발달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런 느낌은 유아가 기본적인 만족감을 얻는 대상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하고, 이런 만족감의 경험이 자기신뢰 및 자기존중감 발달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③ 분리 - 개별화단계(Separation-Individuation)
대체로 생후 5∼6개월부터 시작되어 두 살 반 혹은 세 살 경까지 지속된다. 이 단계동안유아는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 반응(stranger anxiety)"과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 "을 경험한다. 이 단계의 과제는 기본적인 자아정체감과 어머니에 대한 대상 항상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제1 분화단계(생후 5,6개월 ~ 9,10개월)
유아는 자신의 신체를 자각하고 자기와 어머니, 다른 사람들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그 이전에는 자신의 내면이나 자기-어머니에만 관심을 기울였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로 관심을 확장하고, 낯선 사람을 보면 불안 반응을 보이게 된다. 또한 이전보다 좀더 집요하고 목표지향적인 모습을 보인다.

제2 연습단계 (10개월~16개월)
이때 운동기능의 발달로 유아는 어머니로부터 떨어져 걸어다닐 수 있게 되어 행동반경이 넓어진다. 이 단계에서는 유아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즐거움을 누리고 자율능력을 습득하면서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어, 전능감과 건강한 자기(narcissism)가 그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유아는 심리적인 기지(home base)를 유지하고 있는 어머니 주변을 돌면서 탐색하고 마치 정서적 재충전(emotional refueling)을 하듯이 탐색을 시작하기 전 반복적으로 어머니에게 되돌아온다.

제3 화해 혹은 재접근 단계 (16∼24개월)
유아는 이 시기에 일종의 위기를 겪게 된다. 연습단계에서 경험했던 자기과신이나 전능에 대한 환상이 현실에서의 좌절경험으로 인해 점차 도전받고 유아는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식하게 된다. 이와함께 자기와 어머니가 분리된 존재이며, 어머니가 항상 곁에 있어주고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능력의 한계와 분리에 대한 자각이 증가함에 따라 어머니에 대한 의존이 새롭게 인식된다. 이 단계에서 유아는 의존욕구와 자율욕구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경험하며 이런 갈등은 어머니에게 매달리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행동과 자기 과신 혹은 전능감을 번갈아 보이는 행동으로 표현된다. 또한 유아는 어머니를 전적으로 좋기만(al1-good) 하거나 혹은 전적으로 나쁘기만(al1-bad) 한 대상으로 번갈아 지각한다. 이 단계의 과제는 어머니에 대한 좋거나 나쁜 상("좋은 어머니"와 "나쁜 어머니"의 표상)을 전체(좋은 대상일 수도 있고 나쁜 대상일 수도 있는 어머니)로 통합시키는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제4 정체성 확립 및 대상항상성 형성단계 (2세~4세)
유아는 어머니의 좋고 나쁜 표상을 통합시키기 시작하고 자신에 대한 좋고 나쁜 표상도 통합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언어능력이 현저하게 발달하고 정서적 대상항상성(emotional object-constancy)이 형성된다.

Mahler의 발달이론은 유아의 대상관계가 초기 양육자와의 관계 안에서 어떻게 형성되어가는가를 조명함으로써 유아의 정상적인 심리발달을 이해하는데 뿐만 아니라 유아 자폐증이나 성격장애 등과 같은 정신병리의 초기 원인들을 파악하는 데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초기관계에서의 부적절한 분리와 개별화가 개인의 심리적 성장뿐만 아니라 부부관계나 가족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이해하는데도 유용한 개념적 틀을 제시한다.


2. 주요개념

1) 대 상(object)

정서적인 에너지(사랑이나 미움, 혹은 사랑과 미움의 복합적인 감정)가 부여되는 사람이나 장소, 사물, 관념, 공상, 또는 기억을 말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무생물보다 자기가 관계를 맺는 사람을 지칭한다(= other).
외적인 대상(external object)이란 정서적인 에너지가 부여되는 실제의 인물, 장소, 혹은 사물을 의미한다. 내적인 대상(internal or inner object)이란 사람이나, 장소, 혹은 물에 관련되는 생각이나, 공상, 혹은 기억을 말한다. 내적인 대상이란 자기가 주관적으로 지각하고 경험하는 대상을 뜻한다. 자기는 실제로 존재하는 외적인 대상뿐만 아니라 동시에 내적인 대상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2) 관 계 (relations)

객관적인, 외적인 관계가 아니라 내면화된 관계, 즉 관계에 대한 개인의 지각, 감정, 기억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상관계(object relations)란 타자와의 관계가 내면화된 것, 즉, 자기가 주요타자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것이 어떤 정신적인 표상(mental representations)과 상호작용의 틀로 내면화된 것을 뜻한다.

3) 타인표상(other-representation)과 자기표상(self-representation)

표상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자기가 갖는 어떤 정신적인 상(像, image)올 말한다. 타인표상이란 주요타자들과의 경험을 통해 내면화된 타인들에 대한 생각, 느낌, 감각, 기억, 의미를 말한다. 즉, 유아는 주요 타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표상을 형성하고 그의 태도나 행동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그와 관련된 감정들과 상황에 대한 표상을 형성한다. 유아는 대상과의 경험은 물론이고 그 경험에 수반하는 정서상태까지 내면화하여 대상표상을 형성한다. 개인의 내면세계에는 대상에 대한 표상뿐만 아니라 대상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자기에 대한 표상도 존재한다. 이것이 자기 표상인데, 이것은 주요타자들과의 대인관계 경험을 바탕으로 내면화된, 자신에 대한생각, 느낌, 감각, 기억, 의미를 말한다.
발달초기에 유아는 대상과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상이 자기의 일부인 것처럼 경험된다. 하지만 점차 자기와 대상을 구분하기 시작하고 자기표상과 타인표상을 분별하게 된다. 자기표상과 타인표상에는 대개 정서적인 에너지가 부착되며 이런 정서는 발달초기에 쾌, 불쾌의 감각경험에 근거한다. 즉, 주변 세계를 "good for me" 혹은 "painful for me"로 경험한다.

4) 초기경험과 자기표상/타인표상의 형성

개인의 초기경험은 자기표상과 타인표상의 원자료를 제공한다. 주요타자들과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에서 아이는 만족스럽고 긍정적인(fulfilling, validating and encouraging) 경험뿐만 아니라 불만족스럽고 부정적인(hurtful and frustrating) 경험도 갖게 된다. 이런 경험으로부터 자신과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상(像)은 긍정적인대로, 부정적인 상은 부정적인 대로 조직되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어떤 체계적인 표상으로 아이의 내면에 자리 잡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적절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지지를 경험하면 표상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들은 긍정적인 측면이 우세한 가운데 하나의 통합된 구조로 형성된다.

5) 대상항상성(object constancy)

긍정적인 정서가 부여된 내적 존재로서의 타자에 대한 일관된 지각을 말한다. 대상항상성은 생후 24 ∼ 36 개월 사이에 형성되기 시작한다. 어머니에 대한 내면화된 긍정적인 상이 존재함으로 인해 아이는 어머니가 없는 동안 심리적인 위안을 받고 또한 한동안 어머니와 떨어져 기능할 수 있다. 대상항상성은 한 개인의 일생동안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한다. 대상항상성이 있음으로 해서 타인에 대한 지각과 경험이 극단적이거나 부분적이 되지 않고,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측면과 관련된 지지적이고 긍정적인 정서를 발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6) 분열(sp1itting)

주요 타자라는 대상이나 주요 타자와의 경험에는 대개의 경우 긍정적인 측면과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하지만 유아의 경우, 아직 자아기능이나 성격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유아가 지각하는 어머니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 그리고 이러한 측면과 연관된 상충되는(contradictory or conflicting) 정서(사랑과 미움 등)들을 동시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유아는 대상이나 자신의 갈등적인 혹은 이질적인 측면들(서로 다른 정서가 부여된 측면들)을 따로 나누어 한번에 어느 한쪽 측면만을 의식적인 차원에서 경험하고 다른 측면은 의식에서 배제하고자 하는데 이를 분열이라 한다. 분열기제가 작동되면 대상이나 자기의 이질적이고 상충되는 측면들이 좋다(good) 혹은 나쁘다(bad)로 나뉘거나 혹은 수용할 수 있는(acceptable) 혹은 수용할 수 없는(unacceptable)로 나뉜다.
분열의 결과 어머니라는 대상은 유아의 의식세계에서 온전한 대상(whole object)이 아닌 부분대상(part object)으로 지각되고 경험된다.

7) 자기와 대상의 분화(differentiation)와 통합(integration)

(1) 분화(differentiation) - 분화와 통합은 상보적인 자아기능이다. 분화란 서로 다른 정신적인 요소들을 구분하는 기능이다. 자기와 타자의 분화, 자기와 환경의 분화, 자기의 서로 다른 경험들의 분화 등이 그것이다.

(2) 통합(integration) - 타인표상의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을 통합되고 자기표상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통합하는 기능. 통합된 타인표상과 자기표상은 안정된 자아정체감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통합의 대상은 표상뿐만 아니라 지각과 기억, 정서, 사고 등도 포함됨.


3. 대상관계 이론과 심리치료

1) 내담자 대상관계는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도 재연된다.

발달과정에서 주요타자와의 관계에서 내면화된 내담자의 대상관계는 성인이 된 내담자의 다른 대인관계에서 재연되는 경향이 있다. 내담자는 주위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자신과 타자들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고 경험하기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대상표상과 자기표상을 일반화하고 현재의 대인관계를 기존의 대상관계의 패턴에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내담자의 이런 경향은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치료자는 내담자의 역기능적인 대상관계패턴이 치료 장면에서 표출되는 시기와 양상에 대해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치료과정에서 적절하게 다루어 관계에서 좀더 순기능적인 대상관계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

2) 수용하기와 수용적 환경(holding, ho1ding environment: Winnicott)

충분한 신체적, 심리적 보살핌이 제공되는 안전한 심리사회적 환경(혹은 사람)으로서 과도한 내적, 외적 자극이나 요구로부터 유아를 보호해준다. 충분히 좋은 수용환경(good-enough holding environment)에 서 는 유아의 의존욕구가 충족되고, 충분한 감정의 교류와 접촉이 있고, 유아에게 편안함을 주고 유아가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며 '안겨있다'는 느낌을 준다. 유아에게는 자신의 본능적인 행동과 그 행동의 결과를 시험해보고 위험이 느껴지면 언제나 돌아가서 기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좋은 수용 환경에서 유아는 환경과 대상에 대한 지나친 불안이나 죄의식 없이 자신의 본능적 행동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커다란 위협감 없이 경험함으로써 본능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참자기가 발달하게 된다. 심리적인 의미에서의 수용의 기능은 '자아를 지지해주고', '자아의 힘을 북돋우는' 것을 말한다.



3)전이(transference)와 역전이(countertransference)의 이해와 활용

프로이드 정신분석학과 마찬가지로 대상관계이론 역시 전이를 가장 중요한 치료의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전이가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서 내적 대상관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대상관계적 의미에서 전이는 치료 속에서의 내담자의 투사적 동일시이다. 프로이드는 전이를 내담자가 금지된 생각과 감정, 즉 무의식을 표출하는 통로라고 여겼다. 그러나 대상관계이론에서는 내담자가 외적으로 경험된 내적 대상관계를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프로이드는 역전이를 치료자의 해결되지 못한 자신의 문제점들이 반영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역전이는 치료를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상관계이론에서는 역전이를 치료적인 상호관계의 수단이며, 이해와 해석을 위한 기초라고 본다.

4) 치료자 태도와 기술적 측면
① 공감(Empathy) - 치료관계의 수용적 측면에 기여하였으며, 내담자의 내면경험을 이해하고 이해한 바를 내담자에게 전달하고 관계 형성에 기여하였다.

② 긍정적인 투사적 동일시 - 치료자가 내담자의 부정적 특성들을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내담자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믿는다면 상담자는 전이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

③ 치료자 태도 - 치료자와 내담자간의 은밀한 의사소통은 내담자에 대해 치료자가 갖고 있는 정서적 입장을 전달한다. 이런 의사소통은 치료자의 목소리, 말수(the frequency and length of utterance), 용어의 선택, 얼굴표정, 자세, 옷차림, 눈빛(brightness or dullness)등을 통하여 나타난다.

④ 명료화(clarification)와 해석과 직면 - 해석이 가장 효과적인 때는 내담자의 주요타자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대상관계, 현재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대인관계, 전이관계 사이의 공통적인 주제나 핵심갈등을 파악해서 설명했을 때이다.

⑤ 부정적인 전이에 대한 직면 - 치료초기부터 부정적인 전이를 나타내는 내담자의 경우 부정적인 대상과 관련된 화나고 적대적이거나 두려운 감정들을 초기에 다루어 주지 않으면 조기종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Ⅱ. 볼비의 애착이론


1. 애착(attachment)의 정의

‘내가 편의상 애착이론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 이론은 특정한 사람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는 인간의 경향성을 개념화하고, 애착대상과의 원치 않는 분리 혹은 애착대상의 상실이 발생했을때 수반되는 불안, 분노,우울, 정서적 초연과 같은 다양한 정서적 고통과 성격장애를 설명하는 이론중의 하나이다(볼비, 1977).’
한 개인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강한 감정적 유대관계 즉, 아동이 어머니와 맺는 정서적 유대관계로서, 불안감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안정감을 얻기위해 어머니에게 다가가서 접촉을 유지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을 말하며, 근본적으로 선택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극히 소수의 제한된 대상에 대해서 형성되며, 애착이 형성된 대상에 대해서는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근접해 있고 싶은 욕구를 갖게 된다. 또한 출생후 1년 이내에 영아와 어머니 또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간에 이루어지는 애착형성의 결과가 후에 발달하는 정서적 안정성과 대인관계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

2. 볼비(John Bowlby : 1907~1990)의 생애

영국의 정신분석학자, 최초로 인간 발달심리를 정신분석학적, 행동학적 바탕위에 정립함.

- 1907년 2월 26일 런던 출생으로 차갑고 잘 표현하지 않는 부모님
- 유모 ‘미니’와 가정교사 ‘내나 프렌드’ - 제2의 애착인물
- 1914년 7세에 1차세계대전으로 학교 기숙사로 보내짐 해군장교가 되었으나 자퇴를 함
이후 켐브리지 대학 입학 (발달심리학에 관심), 1년동안 부적응아 발달 학교에서 일함 (행동장애 와 가족 역기능의 밀접한 관계 발견), 존 알포트( John Alford)를 만나 의학공부와 정신분석 공부 제안을 받음.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됨.
- 라니 클라인에게 슈퍼비전을 받음(논리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은 슈퍼비전에 반박).
- 1940년 ‘ 경증과 신경증적 성격의 발달에 미치는 초기 환경의 영향’논문 발표
- 1948년 조이스 로버츤과 제임스 로버츤이 애착인물과 분리된 아동의 심리적 반응에 대한 연구, 이후 동물행동학에 관심을 가짐.
- 스위스 심리학자 장 삐아제와 토론한 이후, 본능이론을 동물행동학 개념으로 수정하였고 내부 작동 모델 개념을 고안하였다.
- 15년에 걸쳐 <애착과 상실> 3부작을 집필;정신분석이론, 발달심리학, 정신병리학, 정신의학, 심리치료에 많은 영향을 미침

3. 애착이론

1) 애착체계
애착체계는 생물학적으로 작동되고 아동을 위한 생존기능을 하며 출생 후에는 특정한 애착인물과의 관계에서 활성화되는 매우 기본적이고 유전적인, 부모의 양육체계와 상호작용하는 아동내의 조절체계이다. 볼비는 어머니와 영아를 자기 조절적이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체계의 구성원들로 간주하였다. 그래서 영아와 어린 아동은 그들이 불안할 때 가까움을 추구하고 특히 어머니와 가까워짐으로 보호받고 안정감을 얻으려고 한다. 이때 애착체계가 활성화될 것이다.

 2) 표상모델 (내부작동모델)
애착이론의 핵심인 표상모델은 볼비(1969)가 개발하고 피터프로인드(Perterfruend, 1983)가 임상장면에 적용한 작동모델 혹은‘내부 작동모델'이다. 작동모델(working models)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에 대한 또는 환경에 대한 인지적 지도, 표상, 도식 또는 각본이다.'내부작동모델'이라는 개념은 자기(self)와 대상이 담고 있는 표상과 거의 같은 말이다. 애착관련사건에는 항상 정서가 동반되기 때문에 애착표상도 반드시 정서와 연결되어 있다. 더욱이 무의식적 표상은 직접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추론할 수밖에 없다. ‘낯선 상황 절차(The Strange Situation)’는 영아의 애착표상을 추론하는 도구이다. 우리가 보통 ‘자기 존중감’이라고 하는 것, 즉 자신은 사랑의 대상이며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자기에 관한 작동모델에 들어 있다. 또한 자신이 환경과 구분되어 있다는 느낌인 분리감, 언제든지 같은 사람이라는 자기동일성(self-sameness)과 자기 연속성, 그리고 자기 지식(self-knowledge)도 자기에 관한 작동모델에 들어있다.

 3) 민감성과 애착의 질
애착인물에게 필수적인 민감한 행동(sensitive behavior)은 아동의 신호(예; 울음 등)와 조화를 이루고, 신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며, 영아의 신호에 적절하게 반응하며, 좌절을 견뎌 낼 수 있는 시간 내에 신속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런 민감한 행동은 매일의 상호작용에서 수없이 일어나며 애착인물의 민감한 양육행동에 의해 영아의 욕구가 충족될 때 안정된 애착을 발달시킬 수 있다.

 4) 애착인물의 위계
생후 첫 1년 동안, 영아는 필요할 때 애착인물과 접촉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그리고 분리 시 경험하는 분리불안의 수준에 따라 애착인물들의 위계를 형성한다. 엄마와 양육자 누구던지를 말했으나, 볼비는 처음에는 한 사람과 생긴다고 했다(예를 들면 가장 많이 예뻐하고 필요할 때 도와 준 사람 등).

 5) 탐색체계
애착체계와 탐색체계는 반대의 동기에서 시작하지만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다. 애착이라는 것은 상호양방통행이다. 영아만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도 중요하다. 애착이 생기면 아동은 편안한 애가 된다. 엄마와 영아가 초기에 잘 맞으면 안정성이 생기고 안정성이 있어야 세상을 탐색(explore)하게 된다. 탐색을 통한 자극을 받아들여야 인지학습, 언어학습이 된다. 애착과 탐색은 전생애 동안의 과정이며, 양극 사이의 긴장은 끊임없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만 한다. 영아는 정서적으로 어머니가 자신을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말러는 이러한 행동을 은유적으로 “정서적 연료공급하기”라고 표현하였다.

 6) 행동시스템
애착이론은 유기체에게 조직화된 행동시스템 혹은 반응장치(effector equipments)가 발달한다고 가정한다. 행동 시스템에는 애착시스템, 무리짓기 시스템(affiliation to group), 수유, 성 탐색시스템도 포함된다. 각 시스템은 생물학적 기증을 갖고 있다. 애착시스템은 생존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애착시스템은 최소한 두 개의 소 시스템으로 통합되어 있다. 하나는 장기적인 관계를 담당하는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일시적 상황에서 즉각적인 접근 행동을 담장하는 시스템이다. 첫 번째 소 시스템은 연인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고 전화하는 등의 애착 인물과 접촉을 유지하는 행동을 만들어 낼 것이다. 두 번째 소 시스템은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갑자기 상대방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행동을 만들어 낼 것이다.


 7) 동물행동학
볼비는 본능적 행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된 동물행동학(ethology)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로렌츠의 각인 연구(1935년에 처음으로 발표하였고, 1950년대에 널리 알려졌음)는 볼비에게 좋은 모델이었다. 이런 결과는 모조 어미와 함께 키운 붉은 원숭이 새끼에 관한 헤리 할로우(Harry Harlow, 1958)의 첫 번째 연구에서도 재현되었다. 할도우의 동물행동학적 연구는 엄마박탈(maternal deprivation)조건에서 자란 영아가 불안한 성격이 되고 발달병리의 위험 요소를 안고 있음을 발견한 정신분석가인 르네 스피츠(Rene Spitz, 1950)의 선구적인 연구를 참조한 것이다. 이 실험으로 인해 어린 것의 구순욕구(orality)와 수유가 애착행동의 원천이라는 가설은 기각되었다. 적어도 붉은 털 원숭이에게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접촉이었다. 이 실험으로 어미의 기능은 첫째, 어린 것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따뜻하게 해주고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것이며 둘째, 신체적 접촉과 신체적 지지를 제공하고(이것이 안전감(sense of security)의 발달에 중요하다) 셋째, 외부의 위협이나 위험으로부터 어린 것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연구는 영장류의 경우 새끼-어미의 관계가 영속적이며, 이 관계의 단절은 새끼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고, 단절이 영속적이라면 새끼에게 심각한 손상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볼비는 인간만이 갖게 된 특수한 장치 덕분에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동일한 목적지에 도달 할 수 있다고 했다.
아동의 애착행동은 눈으로 혹은 행동으로 엄마를 따라다니고, 젖을 빨고, 매달리고, 모방하는 등의 근접추구(proximity-seeking)행동으로 표현된다. 엄마가 충분히 반응해주면 어린 자녀에게 강력한 안전감(sense of security)이 발달한다.

이 외에 애착이론은 통제이론, 발달이론 (정상, 비정상 둘 다에 관한) 민감한 반응성(sensitive responsiveness)의 심리적 발달의 지휘자라는 이론, 내면화와 표상화 이론, 불안이론과 다양한 이론을 포함하고 있다. 


4. 애착이론의 발전

전쟁 이후 1946~56년까지 타비스톡 클리닉의 아동부 책임자로 있으면서 상담과 연구 등 여러 경험을 통해 어린 아동의 정신 건강에 엄마의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전쟁 후 하그리브스는 볼비에게 전후고아들에 관한 WHO의 프로젝트를 맡겼고 그 결과물로 1953년 “엄마의 보살핌과 정신건강” 이라는 보고서로 나왔다. 이 연구에서 아동이 출생 직후 부모로부터 받은 보살핌의 질이 차후 정신건강의 토대이며 부모로부터 따뜻하고 친밀하고 지속적인 보살핌을 받은 영아 혹은 유아만이 적절한 방향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부모역할을 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머니이지만 아버지, 다른 식구들 혹은 대리 부모도 부모역할을 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1) 볼비와 로버츤 부부
볼비는 타비스톡클리닉에서 활동하던 1948년에 제임스 로버츤을 채용하여 병원에 입원한 아동을 관찰하는 임무를 맡겼다. 그 당시의 병원에 입원한 아동들은 엄마와 분리되어야 하며 엄마들은 아동을 만나러 병실에 들어갈 수 없었고 간호사들은 수시에 바뀌었다. 그는 소아 병동에 입원한 아동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음을 목격하였다. 그 이후 로버츤 부부는 “부모와 잠시 떨어져 있는 어린아이들(the young children in brief separation series)” 이라는 5개의 영상 시리즈물을 만들었다. 이 영상물에 의하면 분리기나, 분리시의 발달단계, 대리부모가 제공하는 보살핌의 질이 엄마 부재에 대응하는 아동의 능력에 영향을 준다. 아동은 분리불안에 방어기제를 사용하였다. 종종 아동은 부모를 찾다가 어느 단계가 이르면 완전히 체념했다. 이때부터 아동은 부모를 찾는 어떤 노력도 포기하고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이 분리기간 동안에 아동이 보여준 저항, 절망, 초연이라는 분리반응의 순서가 나타났다. 로보츤 부부는 대리부모가 잘 돌보아주어도 분리는 항상 치명적인 문제가 수반되지만 분리가 불가피할 때 분리된 아동을 돌보아 주는 양육의 질이 좋다면 분리 결과가 개선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2) 볼비와 메리 애인스워스(Mary Ainsworth)
존 볼비와 메리 애인스워스의 협력은 매우 중요한 결실을 거두었다. 오늘 날 애착이론의 중요한 부분 중 어떤 측변은 볼비보다 애인스워스의 업적이다. 볼비 보다 7세 아래인 메리 애인스워즈는 1929년 16세의 나이에 토론토 대학에 입학했다. 여기서 첫 번째 지도 교수인 윌리엄 블래츠(William Blatz)를 만났다. 그는 주로 인간의 안전감에 관심을 기울인 심리학자였다. 블래츠는 아동이 밖으로 나가 세상을 탐색하고, 배우고, 이 과정에 만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극복감이 발달하는 것은 안전감 때문이라고 했다. 걸음마기 영아가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능력과 상징적 표상을 사용하는 능력은 거의 동시에 출현한다. 이 두 가지가 발달해야 탐색활동이 가능해진다. 이 무렵 애착과 탐색이라는 두 가지 동기 시스템의 관계가 재조직화되며 이 두 시스템의 상호작용은 일생동안 계속된다고 보았다.

 
3) 낯선 상황(Strange Situation)
낯선 상황은 애인스워스를 중심으로 한 볼티모어팀이 1964년에 처음으로 고안해 낸 표준화된 실험절차이다. 1963년부터 진행되어 1969년에 발표된 볼티모어 프로젝트는 당시 냉정하고 엄격하게 아이를 양육해야 자율성과 자신감이 발달한다는 것이 육아상식이었던 것을 정반대로 바꾸게 하였다.

※ 연구를 위한 상황

유형
반응
특징
학령기 특징(또래관계)
A범주:
회피애착형
(insecure-
avoidant)
1/4아동: 엄마와의 친밀한 접촉을 회피하고 엄마가 방을 떠났을 때 놀라거나 울지 않고 돌아왔을 때도 적극적으로 접촉을 회피한다.
사람대신에 사물에 의지하고 분리의 고통을 숨기며, 엄마를 필요로 하지만 엄마가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으로 기대하고 엄마에 대한 욕구를 조절한다.
학령기에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 책임을 떠 넘기고 거짓말 하고 남을 괴롭히거나, 혹은 감정이 밋밋하고 수줍어하는 외톨이, 혹은 주변 환경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혼자 딴 생각하거나 틱 증상을 보인 명백한 문제 아동이 된다.
B범주:
안전애착형
(secure)
절반정도의 아동: 놀라는 반응으로
놀이나 탐색이 중단되고 엄마를 찾는다.
즐거움, 자신감, 호기심을 갖고 환경을 탐색을 놀이를 할 수 있고, 분리에 대해 적절한 반응으로 고통을 표현할 수 있고, 쉽게 진정되는 것이다. 심리적 자원이 풍부하고 융통성있으며 좌절에 대한 인내력도 강하다.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며 엄마의 도움을 이용할 줄 안다.
지나치게 동화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고 고통스러워하는 다른 아이들을 공감해줄 수 있고 다른 친구들로부터 존경받았다. 
C범주:
양가애착형
(inscure-
ambivalent or ambivalent-
preoccupied)
10% 아동: 엄마가 돌아왔을 때 엄마가 달려갔고 엄마에게 위안을 얻는 것 같지만, 엄마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마지못해 안겨 있는 듯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분리에 대해 강력한 반응을 보인다. 쉽게 진정되지 않고 서럽게 우는 경향이 있으며 놀이로 돌아가지 못한다. (안 놀고 안 떨어진다)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쉽게 당황하고 쉽게 좌절하는 경향을 심리적 혈우병에 걸린 것처럼 심리적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 D범주: 
와해혼돈형 
(disorganized-disoriented) 
엄마와의 재회 시 달려가다 도중에 잠시 멈춘 다음, 한바퀴를 회전하고 어머니로부터 멀리 도망쳐 버리는 것 같은 혼란된 행동을 잠시 보인다. 혹은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반응을 보인다.
예측 불가능한 엄마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어 애착체계가 활성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행동전략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특성
상처를 받거나 좌절한 상황에서 고통을 표현하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지도 않는다. 이런 모습은 위니컷이 말하는 거짓 자기와 유사하다. 이런 아동은 종종 오만하고 적대적이고 복원력이 강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엄격하고 안정된 방어기제 때문에) 정서적으로 성숙하고 안정된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하나 이것은 거짓된 모습이다.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거나 친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동이 엄마와 함께 방에 들어온다. 방에는 탐색활동을 자극할 만한 많은 장난감이 있다. => 그 다음에 다정할 것 같지만 낯선 어른이 들어온다 => 엄마만 나간다 => 엄마가 약 3분 후에 들어와 엄마와 아동이 재회한다. => 다시 엄마가 나가고 => 곧 낯선 사람도 나간다 => 아동이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이 먼저 그 방으로 돌아온다 => 엄마가 들어와 두 번째 재회를 하며 이 절차가 종료된다.


   4) 미네소타 연구
  메리 애인스워스의 제자(Mary Main, Solomon 등) 들의 미네소타 연구팀이 영아기부터 취학 전 아동 피험자들을 수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D 범주, 학령기 특징, 또래관계)를 위의 도표에 함께 포함시킨다. 낯선 상황이 개발되고 그 타당성이 입증된 후에 성인의 아동기 애착경험을 확인하기 위하여 “성인애착면접(Adult Attachment Interview: AAI)”이라고 부르는 반구조화된 면접을 개발하였다. 이 면접을 목적은 애착에 대한 부모의 아동기 경험들이 그들의 자녀가 갖는 애착의 질적 특성에 영향을 주는가 탐색하는 것이었다. 

  5) 아버지의 역할
  초창기에 볼비와 애인스워스는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에 애착연구자들은 아동과 아버지의 관계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애인스워스의 초기 제자인 마이클 램(Michael Lamb)은 아버지와 아동의 관계를 연구한 선구자 중 한 사람이다. 램은 가정에서 아동을 관찰한 결과, 아동이 어머니에게 그랬듯이 같은 방식으로 아버지에게도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Karen, 1994). 이것은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을 연구하거나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는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아. 이 연구는 메리 메인과 도어웨스턴의 연구에서도 나왔다. 이들은 어머니에 대한 애착과 아버지에 대한 애착의 다양한 질적 차이를 발견했다. (자녀는 두 부모 모두와 안전애착 관계 혹은 어느 한쪽과 안전애착이거나 혹은 둘 다 불안전애착일 수 있다. )

  6) 안전기지로써의 가족
  영아, 아동, 청소년은 가족, 집단 혹은 대인관계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시스템 내에서 발생하는 일은 시스템내의 구성원 중 어느 누군가에게 반드시 영향을 준다. 특정상황에서 진행되는 가족 간의 상호작용패턴을 들여다보면 분명히 가족 각본이 있다. 그래서 가족과 같은 집단은 그 집단에 독특한 애착패턴의 정신적 표상 혹은 작동모델을 공유하고 있다. 폭력이 없는 가정, 부부가 서로를 지지해주고 갈등이 적은 가정은 자녀의 안전애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동에게 불안전애착의가능성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7) 또래관계와 형제관계
  아동기 때 형제 혹은 또래로부터 거절이나 갈등이 발달에 나쁜 영향을 주며 간혹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었다. 한 연구에서 아동기 때 또래에게 거절당한 경험은 청소년기의 공격성을 예측해 주며, 성인이 되어서도 낮은 자기 존중감을 갖게 된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로 인해 손위 아이는 밀려나는 기분이 들고 이로 인하여 애착행동이 활성화 된다고 하였다.

 8) 획득된 안전감
  애착연구는 안전과 불안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아동기의 불안한 혹은 불안전한 애착은 정신병리를 일으키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반드시 병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동이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를 보냈을 때 양육자가 일관성 있게 반응해주면 아동에게는 도움, 지지, 보호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신뢰감이 발달한다. 기본적인 신뢰감은 ‘안정애착’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안전애착에는 일반적으로 자기 가치감과 자기 통합감이 수반된다. 이와 반대로 부모가 아동에게 일상적으로 일관성 없이 반응하거나 반응해 주지 않는다면 안전감이 손상된다. 애착이론가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와 힘든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성인기에 안전애착군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살아오는 과정에서 제 2의 애착인물(다른 친척, 교사, 또래)에게서 안전한 자원을 획득한 것 같다. 리사 크렌덜은 이런 엄마들의 경우 성인기에 적극적으로 개인상담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9) 사별과 위기에 대한 연구
  애착고리의 단절은 극심한 슬픔의 원인이 된다. 아동기때 겪은 부모의 사망이나 이혼과 같은 상실은 성인기 정신장애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며 그 후 아동이 겪는 부적절한 대우는 아동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

  10) 사회적 지원
  애착연구자들은 행동의 사회적 측면과 심리적 측면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정책과 정치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애착이론에서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정의를 고취하고 상호지원을 늘이기 위해서이다.

  11) 손상된 애착패턴의 대물림
  볼비의 애착이론은 대물림 현상을 살펴보았다. 부모의 내부작동모델과 아동의 안전애착 사이에서 밀접한 상관관계를 발견하였다.
  (1) 아동기와 청소년기 때 부모가 겪었던 애착에 대한 경험은 ‘내부작동모델’의 형태로 부모의 머리 속에 저장된다. 
  (2) 부모의 이런 작동모델은 자녀의 표상구조에 영향을 준다.
  (3) 부모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아동에 대한 표상은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방식과 도움을 요 청하는 자녀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준다.
 (4) 부모 쪽에서 보여주는 민감한 반응성(sensitive responsiveness)의 정도과 질은 부 또는 모와 자녀 사이에 형성된 애착의 질을 결정하는 1차적 요인이다.

연구와 임상에서 종합해보면 자녀의 안전감에 가장 중요한 부모요인은 공감해주거나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능력, 자녀와 유의미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다. 양육자의 민감성을 저해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양육자가 자신의 정서적 고통과 약점에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성찰능력이 뛰어난 부모는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을 지라도 자녀에게 안전애착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아동의 성찰능력은 부모와의 사려깊은 상호작용을 통하여 발달한다.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는 복원력은 심리적 면역체계라고 할 수 있는 성찰 능력과 관련이 있다. 


5. 애착 형성 단계

1) 무분별한 사회적 반응단계 (출생후 2개월)
유아가 양육자를 제한적으로 구분한다. 주로 청각과 후각에 의존하며, 비 사회적 단계로서 많은 종류의 사회적, 혹은 비 사회적 자극에 호의적인 반응을 한다.
엄마를 향하고, 눈으로 180도각도로 따르고, 엄마 목소리 쪽으로 몸돌리고 움직인다.

2) 분별적 사회반응단계 (2개월-7개월)
분별적 대인반응을 보인다. 사회적 미소를 보이고 시각적 반응이 증가하며, 누구에게나 안길 수 있고 낯선이주변의 사람들 중 1명(혹은 그 이상에게) 애착을 갖는다. 친숙한 동반자에게 더 큰 웃음을 보여준다.

3) 뚜렷한 애착단계 (7개월- 24개월)
양육자에게 대한 선호도를 적극적 접근과 접촉 추구한다. 낯선 사람 두려워 하고 양육자와 헤어지면 강하게 운다. 소수 양육자에게 위계순서가 정해진다.

4) 목표 교정적 협조관계(24개월 이후)
언어발달과 함께 양육자와 복잡한 협조관계로 대상 항상성 획득을 하는 시기이다.


6. 유아기 애착이 성인기 성격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생후 첫 1년 동안의 불안정 애착은 낮은 자존감을 형성하고, 사회관계가 안 좋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정서적 상처가 된다. 반면 안정애착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외부세계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확신하게 되며, 성인기 정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1) 안전형반응
애착의 과거사를 쉽게 기억해 내며,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이 긍적적이고 역경이 닥쳐올 때 비교적 건강하게(이상화, 분열, 자학)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하지 않고, 대응한다.

2) 배척형 반응
애착시스템이 낮은 수준에서 작동하며, 주로 자기 방어에 이용된다. 타인에게 위로받고 다른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무관심, 정서적 거리감, 거절에서 비롯된 심리적 고통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3) 집착형반응
너무 쉽게 관계를 맺고 한번 맺어진 관계에 대한 양가감정을 느끼고, 상대방에게 매달린다. 부모 중에서 어머니가 허약한 경우가 많다.

4) 미해결형 반응
상실, 학대 혹은 다른 외상적 사건을 경험하며, 부정적 관점과 긍정적 관점에서 반복한다.


7. 애착이론과 정신분석학의 비교      


정신분석학자
볼비
멜라니 클라인은 생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 간의 갈등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정신병리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충동 간 갈등의 정신적 표상이 환상(phantasies)를 만들어 낸다는 관점에서 보면 타인과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내부세계의 산물이다.
여기에 대해 볼비는 발달맥락과 사회적 맥락을 언급하지 않고 정신기능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처음부터 1차적 애착인물과 우대관계를 추구한다고 제안하였다. ‘1차적 나르시즘(primary narcissism)’이라는 정신분석적 개념을 거부하였다.
위니컷은 곁에는 늘 엄마와 아기가 있었고 그의 주제는 엄마와 아기의 관계였다. 엄마와 아기의 관계는 아동의 성격이 만들어 지는 고유한 맥락이다. 그는“아기와 같은 것은 없다. 양육자와 아기의 관계만이 있을 뿐이다.”고 말한다. 혼자 있을 수도 있고 관계를 맺을 수도 있는 능력의 토대가 되는 접촉과 분리의 변증법적 관계를 강조하였다.
볼비의 관점과 상당히 유사하다
코헛은 애착인물이나 부모라는 말 대신에 아동의 자기 대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그 이유는 공감해 주는 부모의 역할 때문이다.
아동이 완벽함을 원한다는 코헛의 관점은 볼비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
이 관점은 애착이론의 개념인‘민감한 반응성(sensitive responsiveness)’과 관련이 있다.
볼비는 아동이 아동보다 현명하고 강하고 세상에 잘 대처하는 부모를 경험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말러는 일반적으로 정상적 자폐단계, 정상적 공생단계, 분리-개별화단계, 리비도 대상의 정착단계라는 4단계를 걸쳐 발달이 진행된다고 설명하였다. 이것은 타인과 접촉을 통한 분리감의 발달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자기와 타인에 대한 표상의 설명이 상당부분이다. 내면화된 자기와 중요한 타인의 표상 정서와 행동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공통점은 분리감의 발달로 타인을 고유한 마음을 갖고 있는 독립된 개체로 보는 능력의 발달, 타인과 관계를 맺는 능력의 발달을 설명한 부분이다.
비판점은 초기단계는 애착연구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가설이다. 탐색과 안전과 애착에 대한 욕구는 일생을 지속되지만 말러는 특수한 단계(분리-개별화)로만 국한시켰다. 프로이드의 메타심리학적 공식을 답습함으로 말러 자신이 관찰한 것을 적절한 용어로 설명하지 못했다.
안나 프로이드는 아동의 양육방식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가족의중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볼비와 마찬가지로 초기 아동기의 특수한 애착 욕구를 본능적 욕구라 했다. 좀 더 성장한 이후에 출현하는 강력한 분리불안의 기원을  볼비처럼 설명하였다.
볼비는 자신의 몇 가지 연구가 안나 프로이드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안나로부터 따온 아이디어는 “아동이 다양한 사람에게 애착관계를 형성하지만 애착정도에 따라 위계적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8. 애착이론과 심리치료
  
  1) 민감한 반응과 안전기지
  볼비는 분석적 치료란 환자가 마음놓고 자기세계를 탐색할 수 있도록 안전기지(secure base)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치료자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환자에게 민감하게 반응해 줄 때 분석상황은 환자가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기지가 된다.
애착이론에서 중시하는 치료자의 민감한 반응(sensitive responsiveness)는 치료가 효력을발휘하기 위한 핵심조건이다. 분석가는 환자의 관점에서 환자를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동안에도 독립적인 관찰자의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2) 일반적 원리
치료자는 의미기억과 일화기억의 회상과 통합을 돕는다. 대물림되는 가족의 비극, 그리고 환자와 환자 가족의 고통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가설을 생각하고 이 가설이 맞는지 환자에게 확인하며 진행할 것이다. 환자의 성격구조를 들여다보고 자신의 병리적 측면을 직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치료자가 할 일은 직면과 공감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3) 과거에 대한 탐색
볼비는 저항과 방어를 분석할 때 환자의 사고, 감정,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나지 않는 과거 장면들을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개 사라진 장면은 부모가 자녀에게 숨기고 싶어 한 일이나 고통을 준 일, 강한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나 생각과 관련된 기억들이다.

  4) 자유연상
자유연상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물론 환자만 자유연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분석가도초점을 이쪽저쪽으로 이동하면서 자유연상을 하고 이 두 사람의 자유연상 사이에서 분석적 만남이 이루어진다.
 
  5) 참 자기와 거짓 자기
볼비는 위니컷의 참 자기와 거짓 자기라는 개념을 받아들였다. 가정에서 관계와 위안에 대한 아동의 자연스런 욕구를 가족들이 무시했을 때 아동에게 거짓 자기가 발달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동은 부모가 기대하는 대로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거짓으로 무장된 사람은 유능하고 침착하고 자립심이 강하고 좌절에 굴하지 않고 역경을 잘 헤쳐 나가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혹은 타인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치료의 주된 목표 중 하나는 방어의 장벽을 깨는 것이다.

  6) 방어에 대한 해석
애착이론의 차원에서 불안은 주로 불안전한 애착과 관련이 있다. 대인관계 맥락에서도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불안은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방어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방어의 출발점은 불안일 것이다. 환자를 공감해주면서 불안과 방어기제를 해석하고 그 다음에 초기 양육환경이 불안감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환자 자신의 심리상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