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프렌즈 게시판

자녀의 사회성(굿프렌즈심리상담센터)

작성자
친구
작성일
2020-03-18 13:02
조회
877
14개월의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저는 인간관계 맺는 것이 어려운 편입니다. 자식이 없을 때는 ‘그냥 난 이런 사람이지’ 하며 지냈는데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니 저의 이런 자발적 왕따 같은 성격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아 걱정돼 사연을 보냅니다.

다른 엄마들은 6개월 전부터 문화센터도 다니고 아이 친구도 만들어 주고 그러는데 전 아직도 한 번도 엄마와 문화센터도 안 가보고 친구 만들어줄 생각도 못 해봤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늘 저와 집에서 보내는데요. 나중에 어린이집이라도 보낼 때 친구도 못 사귀고 외톨이가 되면 어쩔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제가 엄마들이랑 어울려서 친구를 만들어줘야 하나 고민됩니다.

저는 사실 가족 간의 관계도 많이 힘든 편이었는데요. 부모님께서는 이혼하셨으며 제 동생과 저는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혹시, 이런 저의 가족 관계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요? 아이만큼은 친구들도 많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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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 사시면 됩니다. 현재 이분께서는 뭔가 지금 본인이 갖고 있는 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주로 하고 계신 것 같고, 아이한테는 왠지 그러면 안 되는 것 같아서 초조하고 본인이 친구를 아이를 위해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내향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은 태어날 때부터 다르거든요. 내향적인 성격 자체는 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원 가족 관계가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아요. 보통 부모님이 이혼하면 형제간에는 그렇게는 의가 상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분이 어렸을 때는 자기편이 하나도 없었을 것 같아요.

편도 없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이렇게 가족하고의 교류는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하려면 긴장되고 경계심이 생기면서 자꾸 안 믿게 되고, 안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시는 것도 많아 인간관계를 맺는데 힘이 드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분이 가족 내에 내 편이 하나도 없고, 서로 다투고 큰 소리 나고 미워하는 그 분위기에서 자라서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건 정말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 정도면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 없어서 결혼하는 것도 굉장히 두려워하거든요. 아이를 낳을 때도 굉장히 두려워하고. 왜냐면 사람을 믿을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부부 사이도 크게 어려움이 없는 것 같고, 지금 아이에게 대한 사랑도 크다는 건 그게 저의 전문용어로 레질리언 하다는게 있어요. 어려움이 많아도 그것을 회복하는 탄력성이 높은 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문화센터라도 가서 아이의 친구를 만들어줘야 하는 건 아닌지 말씀 주셨는데 절대 아이 친구를 엄마가 만들어 줄 필요도 없습니다. 6개월 14개월 된 아기들은 또래한테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이때 아이들의 놀이를 병행 놀이라고 합니다. 그냥 옆에만 있는 거예요. 서로 따로따로 놉니다. 이건 초등학교 갈 때까지 하고요.

또, 친구를 만들어 준다고 만들어지지도 않습니다. 유치원에 가면 친구를 못 사귑니다. 친구가 어디 있어요? 그냥 그날그날 나타나서 같이 블록 갖고 놀면 다음 날은 쟤랑 노는 거고 어느 날은 애가 좋고 다음 날은 애가 좋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까지는 엄마만 있으면 됩니다. 이후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그냥 아이에게 맡기면 됩니다.

초등학교에 갔을 때 아이의 학교생활은 애가 자기 나이에 맞게 할 거예요. 친구를 추가로 만들어 줄 필요는 없구요. 그 다음에 친구를 만들어 준다고 아이들 엄마하고 어울리는 건 해 볼 수는 있지만 불편한 걸 참을 정도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내가 이 엄마랑 친해서 그 집 아이를 갖다 붙여준들 안 맞으면 안 친하고요. 그냥 엄마는 엄마끼리 친한 사람 만들면 되고, 애들은 애들끼리 또 해서 맞춰주고 그 애가 놀러 오면 잘 해주고 이런 정도로만 해도 충분한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어머니 굉장히 정상적이고 건강하고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 맞고요. 지금 삶이 이 시점까지 건강하게 살아오신 걸 봐서는 굉장히 좋은 엄마입니다. 걱정하지 마시고요. 아이도 잘 크고 있을 거고, 초등학교 갈 때까지는 엄마와 잘 지내면 되고요. 초등학교 가면 학교 가서 잘 지낼 겁니다. 엄마 마음 편한 게 가장 아이에게 좋은 것이고요. 그때 가서 억지로 애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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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의 우리가족 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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