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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같이 놀아달라는 아이, 너무 힘들어요(굿프렌즈심리상담센터)

작성자
친구
작성일
2019-08-19 14:59
조회
3515
항상 같이 놀아달라는 아이, 너무 힘들어요(굿프렌즈심리상담센터)

안녕하세요. 6살 외동아들이 혼자서 놀지 않으려 해서 고민이에요. TV 볼 때 말고는 아빠나 엄마가 항상 옆에서 놀아주기를 원해요. 잠시 집안일이라도 하려고 하면 화를 내면서 옆에 오라고 하고, 수도 없이 불러요. 못 들으면 못 들었다고 화내고, 아들 성화에 계속 신경이 쓰여 제가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잠깐 볼일 볼 테니 혼자 놀라 하면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죄책감과 오만가지 생각으로 힘들고 왜 이렇게 혼자는 못 노나 하는 원망도 들어요. 함께 있는 내내 같이 놀아줘야 하는 게 맞는 건가요? 혼자 노는 법은 대체 어떻게 알려줘야 할까요?



A. 조선미 X 김현정 박사님의 솔루션!

네, 답을 말씀드리면 함께 있는 내내 같이 놀아줘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 좋지도 않습니다. 6살이면 아마 유치원에도 다니고 친구들도 있고 유치원에 가면 아마 잘 놀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보통 형제가 있으면 상당한 분량의 시간 동안 형제랑 싸웁니다. 싸우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에 하루가 빨리 가는데 혼자면 시간이 잘 안 가는 것 같이 느낄 것 같아요. 이런 친구들의 경우 또래들 사이에서 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다가가는 걸 잘 못 배워요. 또 하나 되게 중요한 게 있습니다. 본인이 놀이를 만들지 못해요. 애들이 몇 명 모이면 제일 인기 있는 아이는 놀이를 만들어서 꾸며나가는 애들이거든요. “야 뭐하자, 놀이터 가서 자전거 탈래? 너는 이쪽으로 가고 너는…”이런 애들이 인기 있어요. 그런데 엄마가 놀아주는 아이들은 당연히 엄마가 놀이를 만들어도 주고 이끌어주기 때문에 놀이에 있어서 굉장히 수동적으로 됩니다. 그리고 왠지 엄마가 해주는 놀이에는 아이를 다 배려해주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이 자기를 배려 안 해주면 되게 힘들어하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빠가 놀아줄 때 아빠가 애를 이기면 엄마가 화를 냅니다. “아니 좀 져주지 그래” “좀 덜 세게 밀지 그랬어. 애가 넘어졌잖아” 뭐 이런 식으로요. 근데 사실 집에서 하는 놀이는 밖에 나가서 하는 놀이의 전 단계거든요.

그래서 애가 심심하게도 있어 보고 놀이에서 져보기도 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부모가 놀아 줄 수 있는 때는 놀아주고 안 될 때는 “엄마가 지금 못 놀아줘. 혼자서 뭘 해” 이렇게 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말 수도 없이 많이 했던 것 같은데요. “엄마가 10분만 놀아 줄 거야” 그리고 8분 만에 마치고 “자, 엄마 놀아줬어. 이제 혼자 해~” 라고 하면 아이는 “아..ㅠㅠ”이러긴 하지만 뭐 어떡해요.

그리고 혼자 멍 때리는 것도 굉장히 필요해요. 왜냐면 지루한 시간도 잘 견뎌야 하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너무 충족시켜 주려고 하면 아이가 놀이를 주도하고, 만들고, 놀이에 빠지는 이런 능력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출처: 우리가족 심리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