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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사회성(굿프렌즈심리상담센터)

작성자
친구
작성일
2019-07-29 16:06
조회
792
책을 좋아하는 6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책을 많이 좋아해서 읽어주다 보니 4살부터 한글을 알고 5살 될 무렵 완전히 깨치더라고요. 일주일이라는 뜻을 궁금해할 때 “일이 뭐야? 주가 뭐야? 일이 뭐야?” 이렇게 물어보는 통에 한자도 자연스럽게 알고요. 한자 형태에는 관심이 없지만 ‘냉’ ‘온’ ‘풍’ ‘온’ ‘석’ 등 하나의 글자의 뜻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차가운 바위에 앉아서는 ‘냉석’이라고 이름 짓기도 하고요.
그리고 과학에도 관심이 있어 초등학생이 주고 보는 학습만화를 좋아하고요. 중력, 마찰력, 청력, 이런 개념들을 단순하게나마 알고 있습니다. 수를 좋아해서 한 자릿수는 더하기 빼기 암산이 가능하고 마이너스와 곱셈 나눗셈의 개념을 알고 간단히는 계산할 수 있습니다. 놀이하듯이 공부하고 있는 아이라서 저는 전혀 터치 안 하고 물어보면 대답해줍니다.
그런데 슬슬 고민이 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에서 뛰어놀았고 그 기억이 행복해서 아이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초등학생때 까지는 실컷 놀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아이와 저의 성향이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아이는 밖에서 뛰어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만큼 집 안에서 노는 걸 좋아해요.

지금은 경기도 신도시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 살고 있는데 학구열이 대단한 동네가 아니다 보니 내 후년 입학할 학교에 대한 고민이 생깁니다. 제 아이가 영재처럼 특출 난건 아닌데 생각보다 빠르게 배워가고 있고 반면에 또래 친구가 별로 없고 학교 가면 학교생활에 흥미를 못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의 성향을 생각하면 제가 학군과 환경을 생각해서 이사해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하지 않는 한 학원을 보낼 생각은 없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친구 관계입니다. 제 아이의 성향과 비슷한 지적 호기심이 많은 친구를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아직 어려서 그렇겠지만 친구네 집을 가도 함께 놀기보다는 친구 장난감, 친구 책, 기계작동 원리에 대해 궁금해해서 친구가 삐지거나 자기랑 안 논다는 경우도 생깁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조선미 X 김현정 박사의 솔루션

어머니께서 보내신 사연을 봤을 때 아이는 무언가 배우는 걸 좋아하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학습 내용을 보니 학습 논리, 언어논리, 과학 논리 등 논리적 사고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원리를 이해하는 걸 즐기는 그런 아이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 가기 전에 혹은 학교 갈 무렵에 아이한테 친구가 될 수 있는 아이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그런 아이들이 있는 동네에 갈까 그런 고민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사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경우가 꽤 있어요. 그러니까 ‘친구가 있을까?’ 이런 고민보다 우리 아이가 가진 학습적 특징이 ‘이 동네에 맞나?’ 좀 더 다른 지적인 자극을 좀 많이 받을 수 있게 엄마로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면 지금 엄마는 이런 걱정을 마시는 거예요. 아이를 편안하게 실컷 놀게 해주고 싶은데 이런 마음으로 지금 계속 이 동네에 있으면 학교생활에 흥미를 못 느낄 것 같다. 그리고 계속 여기에 있으면 비슷한 대화가 통하는 그런 아이들을 못 만날 것 같다. 일단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에 대한 걱정이 있으시고 또래 관계에서 자기랑 다른 아이들을 만나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질 것 같은 걱정을 하시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말씀주신 것 처럼 아이가 정말로 과학을 좋아한다면 학교 수업에 흥미가 떨어집니다. 왜냐면 학교에서 가르치는 논리는 이 아이의 수준에 비하면 굉장히 단순하거든요. 근데 모든 영역이 다 그렇지는 않아요. 제가 볼 때 아이는 과학과 논리가 특히 뛰어난 것 같은데요. 이 외에 미술이나 음악 등은 그런 것 같지 않거든요. 그럼 수업에 가서 과학은 재미없을 수 있지만, 음악하고 미술을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보고 ‘어 애가 과학 수업을 재미없어하는구나’ 라고 느끼는 것 같으면 과학을 좀 따로 시키시면 됩니다. 아이의 과학 능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영재교육 기관을 알아보시고 관련 공부를 시키시면 됩니다.

그리고 학구열이 높은 동네를 말씀 주셨는데요. 제 개인적으론 중고등학교 때는 영향을 끼칠 수 있겠지만 초등학교 때는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들어 이 지역의 학교라 재미없고 저 지역의 학교라 재미있고 이러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면 교과서 수업 진도는 똑같거든요. 선생님이 하는 수업의 진도나 내용은 똑같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 특정 과목에 대한 흥미는 떨어질 수 있지만, 학교 수업 전반이 재미없다는 건 아닐 수 있어요.

더불어, 어머니에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이를 초등학교 때까지 실컷 놀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씀 주셨는데요. 이건 아이에게 상관없이 맞는 이야기입니다. 애들은 쭉 실컷 놀아야 합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보통 학원을 안 다니면 ‘하는 게 없다고’ 대부분 부모님은 생각하십니다. 학원을 두 개 다니면 ‘조금밖에 안 한다’ 그다음 4개를 다니면 그냥 ‘남들 하는 만큼 한다’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사실은 학교를 다니면서 학원에 다니는 것 자체가 추가적인 학습입니다.

아마 사연자분의 어머니께서도 말씀 주신 ‘실컷 논다’라는 기준이 ‘학교만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학교만 다니는 게 발달적으로 바람직합니다. 그 이상을 생각하신다면 사실 그것 자체가 부작용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 수업은 아이의 나이에 맞게 ‘노는 시간’과 ‘학습하는 시간’의 균형이 맞춰진 체계입니다. 추가적인 학습을 할수록 아이들은 대단히 부담에 시달리게 되고 운이 없으면 학습에 대한 동기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걸 기억하시고요. 결론적으로 학교만 보내면 적어도 흥미가 손상되지 않고요. 영재성 여부는 학교 수업에 참여해 보면 압니다. 그래서 그때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가장 걱정되는 게 친구 관계라고 하셨어요. 예를 들면 나는 ‘한자’를 배우고 싶은데 재는 ‘마블’만 관심 있다고 하면 친구를 못 사귈 거라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근데 이게 청소년기에는 여자아이들은 살짝 그럴 수 있어요. 연예인에 관해서 관심이 없으면 어울리기 쉽지 않습니다. 근데 그건 사회성이 민감하게 빠르게 발달할 때 이야기고 아이들은 주제를 갖고 노는 게 아니라 그냥 놀이를 갖고 놉니다.

여기 쓰신 사연을 보면 친구와 함께 놀기보다는 친구 장난감, 책, 기계작동원리에 대해 궁금해한다고 했는데, 만약에 아이가 정말 이런 것에 관심이 있다면 상대가 누구든 이런 행동을 할 것입니다. 동네를 옮기거나 대상을 옮긴다고 해서 애는 그것에 너무 빠져있기 때문에 ‘이게 뭐야?’ 라든지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하지 않는 거죠. 동네를 옮기신다고 달라질 건 없고요. 아마 아이는 알아서 또래의 친구들과 잘 어울릴 거예요.

그럼 마지막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여러 영역에서 아이가 좀 우수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근데 또 어떤 영역들은 또래와 비슷한 영역이 있을 것이거든요. 그래서 또래와 비슷하고 다른 점을 1~2년 정도 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그다음 영역에 따라서 특별히 뛰어난 점이 있다면 그 부분은 따로 교육을 시켜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근데 우수하게 한다고 해서 모든 교육세팅을 바꾸는 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친구 관계 같은 경우는 관심사를 갖고 아이들이 노는 게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갖추고 놀기 때문에 또래를 특별히 따로 선별해서 놀게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제가 엄마라면 우리 애 똑똑하네~ 이러고 흐뭇하게 한 2년 지켜보다가 학교에 가면 두 달 있다 선생님께 가 보는 거죠. 선생님 우리 애가 어떤가요? 아이가 이런 걸 너무 다 알아서인지 재미없어한다고 하면 그때 가서 영재 평가받고 영재센터를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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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의 우리가족 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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